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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일보 [올림픽 트레킹로드]산신·국사성황신 모시는 신당들 있는 재궁골 신터
기획팀2018-01-05조회수 4007

 

 

[올림픽 트레킹로드]산신·국사성황신 모시는 신당들 있는 재궁골 신터

 

  • (9) 올림픽 아리바우길 6코스
  •  

    2017년 12월20일.

    일행과 올림픽 아리바우길 6코스의 들머리인 구 대관령휴게소(신재생에너지 전시관) 주차장에서 만나기로 했다. 코스 중에서 겨울산을 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에 우선 장비 점검부터 하기 위해 넉넉하게 시간을 잡고는 오전 9시가 되기 전 주차장에 들어섰다. 제법 넓어 보이는 주차장은 등산복을 멋들어지게 차려입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표정은 죄다 들떠 있는 모습이다. 한걱정하며 차에서 내리는 내 모습과는 정반대다. 사람들과 가볍게 눈인사를 하고 있으려니 멀리서 `철컥철컥' 소리가 들린다. 사진부장이다. 대뜸 아이젠(Eisen)은 챙겼냐고 묻는다. 그러고 보니 아까 들리던 소리가 아이젠 소리인 모양이다. 당연(?)히 없다고 하니 그럴 줄 알았다고 하면서 가방에서 한 벌을 꺼내 건넨다. “이거 불편할 거 같은데…” “잔소리 말고 빨리 신어. 겨울산행 기본이 안 됐어요.” 한참 타박을 받고 덧신처럼 아이젠을 채우고는 이내 길 위에 올랐다. 철컥! 철컥! 소리와 함께 올림픽 아리바우길 6코스 시작이다.

    산신·국사성황신 모시는 신당들 있는 재궁골 신터
    산행 잘 마무리되게 해달라 기원 드리고 오른 여정
    반정 향하는 길 누렁이 한 마리가 뜻밖의 동행 자처

    대관령서 강릉 향해 내려가는 코스 대부분 내리막
    멀리 보이는 동해바다·아름다운 겨울 풍경 환상적
    과거시험 위해 떠나는 선비·보부상들의 애환 서려


    # 길 안내하는 누렁이를 만나다

    육교를 지나 산으로 접어들어야 본격적으로 트레킹 코스에 접어들 수 있다. 그런데 꽤나 길게 아스팔트 길이 이어진다. 뒤뚱뒤뚱 걷고 있으려니 아이젠 망가진다고 또 타박이다. 길 귀퉁이에 있는 흙 위로 걸으란다. 그러니 조금 안정적이다. 얼마 안 가 이정표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바우길 안내판이다. 안내판이 시키는 대로 발걸음을 옮기니 양떼목장 담장길에 접어든다.

    이 길을 타고 조금 더 걸으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계속가면 선자령, 우측 길로 방향을 틀면 국사 성황당 방향이다. 6코스 안내도에 선자령을 들르는 것으로 돼 있어 자칫 길을 잘못 들었다가는 1~2시간은 족히 더 걸어 “여기가 아닌가?” 하고 다시 되돌아와야 하니 주의해야 한다. 하지만 시간만 넉넉하다면 겨울산행의 백미인 선자령 정상 코스를 한번쯤 타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오솔길을 따라 조금 더 가면 비교적 널찍한 터가 눈으로 들어오는데 재궁골 신터다. 이곳에는 산신과 국사성황신을 모시는 신당 두 곳이 있다. 산신(山神)은 김유신(596~673년) 장군, 국사성황신(國師城隍神)은 범일 국사(810~889년)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강릉단오제는 바로 이곳에서 올리는 제사와 함께 시작된다. 신당 앞에서 오늘 산행이 잘 마무리되게 해달라고 간단하게 예를 갖추고 떠날 채비를 하려는데 어디서 나타났는지 누렁이 한 마리가 우리 앞을 서성이며 꼬리를 살랑거린다. 일행과 인사를 나눈 녀석은 뒤를 힐끗 쳐다보더니 길을 따라 쏜살같이 내달린다. 집에 돌아갔나 생각하고 길을 따라 반정(半程)을 향하는데 누렁이가 저 멀리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 아닌가. 하도 신기해 녀석의 뒤를 따르니 아니나 다를까 길을 제법 잘 일러준다. 뜻밖의 동행이다.

    `황금개띠 해'를 앞두고 신터에서 개를 만났고 그 녀석이 길 안내까지 해주고 있으니 새해에는 일이 잘 풀릴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한참 나누며 걷다 보니 선자령과 반정가는 길을 가르는 또 다른 갈림길이 나타난다.

    # 역사의 길에 오르다

    올림픽 아리바우길 6코스는 대관령에서 강릉시내를 향해 내려가는 코스라 생각하면 된다. 구 대관령휴게소에서 이 갈림길까지가 코스 중 거의 유일한 오르막길이다. 이제부터는 내리막길에 몸을 맡기면 된다는 뜻이다.

    6코스는 강릉바우길 2코스와 겹쳐 있는 곳으로 수많은 사연과 이야기를 품고 있는 곳이다.

    신사임당이 어린 율곡의 손을 잡고 서울에서 고향 강릉으로 향할 때 넘었던 길이고, 강원도 관찰사를 지낸 송강 정철이 이 길을 지나며 `관동별곡'을 지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또 청운의 꿈을 품은 선비들이 과거시험을 보러 한양을 가기 위해 넘기도 하고, 강릉의 특산물을 보부상들이 지고 오르기도 했던 고갯길이다. 선조들의 `희로애락'이 녹아있고 수백년 생활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는 타임머신 같은 `역사의 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선조들의 발길이 닿았던 그 위를 다시 걷는 기분은 단순히 도착지점을 향해 걷는 것 이상의 감흥으로 다가온다. 다리에 한껏 힘을 주고는 한참 바닥만 바라보며 걸으니 체력 소모가 여간 심한 게 아니다.

    잠시 쉬는 시간. 길을 찬찬히 살펴보니 움푹 파여 있는게 마치 웅덩이의 한가운데 서 있는 것 같다. 수많은 사람이 걸었던 세월의 흔적이 아닐까 싶다. 따뜻한 차로 목을 축이고는 대관령 밖으로 눈을 돌린다. 멀리 동해바다 파도의 일렁임이 그림처럼 다가온다. 산속에서 바다를 볼 수 있는 장소가 과연 몇 곳이나 될까. 눈을 대충 털고는 발길을 재촉했다.

    길은 구 영동고속도로를 지나 반정에서 다시 멈춘다. 그 앞에는 대관령 옛길이라는 큰 표지석이 있고, 강릉시내와 동해바다를 모두 굽어볼 수 있는 전망대와 예쁘게 만들어진 화장실도 있다.

    여기부터 짧은 나무계단을 타고 본격적인 옛길 탐방은 시작된다. 6코스 산행이 부담되는 사람들은 이곳, 반정부터 코스를 시작해도 나쁘지 않다. 도로를 건너지 못하고 주저하던 누렁이 녀석과는 여기서 작별을 고했다.

    반정부터의 코스도 비교적 완만하다. 무엇보다 겨울 풍경에 더해 볼거리도 많다. 길 중간에 돌무덤이 나타나는가 하면, 사극의 세트장을 옮겨 놓은 듯한 초가 주막터도 만날 수 있다. 조금 더 내려가면 우주선 모양의 화장실이 보이는데 대관령 옛길이 매조지 됐음을 알리는 신호다. 이곳은 `원울이터'라고 불린다. 강릉 부사가 부임할 때 길이 험해서 울고, 임기를 마치고 돌아갈 때는 아쉬워 울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얼마를 더 걸으면 대관령 박물관과 보광리로 나뉘는 길이 등장한다. 여기서 조금 더 가면 보현사 버스 종점에 다다르게 되는데 6코스의 종착점이다.

    오석기기자 sgtoh@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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